어린 시절의 어느 날.
들에 간 엄마가 다른 날보다 일찍 들어 오셨다,
"" 오늘이 작은아빠 생신인걸 , 깜박 잊었다.
내리 정신이 없어서리....
우리에겐 작은집 말고 다른 친척이 업다.
그래서인지 부모님은 작은집을 무던히도 챙기셨다.
광에 들어간 엄마는 한참을 뒤적이더니
지난해 농시지어 항아리에 넣어 둔 찹쌀 자루를 들고 나오셨다.
"" 옜다!
빨리 씻어오라우 ""
나는 재빨리 받은 뒤 힘에 부치는 옹자배기에 담아 개울가로 갔다.
집에오니 벌써 아궁이에 불이 활활타고
가마솥에서 강낭콩이 펄펄 끓고 있었다.
두 시간 가량 지났을까.
뜸 들인 찹쌀을 절구에 넣고 쿵쿵찧었다.
엄마와 작은엄마는 콩고물 묻힐 준비로 바쁘셨다.
드디어 저녁 시간 !
두 집 가족은 호롱불 하나 켜 놓고 어두컴컴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허기진 배를 채웠다.
엄마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 동세, 더 먹으라우.
너무바삐 서둘러드네 떡인지 콩인지 모르갔구만 . ""
하셨다.
이튼날 아침이었다.
"""아구머니니!""
소스라치게 놀란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 왜 그러세요?""
하며 부억으로가 남은 떡을 들여다본 나는 깜짝 놀랐다.
떡 속에 하얀 벌레들이 꼬부라진 채로 죽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 엄마 표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 아이구~~강낭콩에 벌레가 났는걸 ,
어두워서 못 봤지 뭐네.
이걸 어제 맛있다고 얼마나 먹었누. ""
나는 속이 울렁거리는 걸 참으며 키득키득 웃기 바빴다.
옛일이지만,
시루떡을 볼 때마다
그 시절이 아련히 떠오른다.
.... 좋은 생각 ....
◐º◑∼∼^˚^‥‥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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