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족과 디엔에이(DNA) ♣
우리는 요즘 참혹한 현실앞에서 우리의 수준과 우리의 한계를 느끼며
그래도 한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지요
그렇지만 현실은 싸늘한 죽움만이 우리를 절망하게 하고 있어요
이번에도 참혹한 죽움앞에 누가 누군지를 구분하기 힘들어
DNA 확인을 걸쳐 싸늘한 죽움을 유가족에게 인도하고 있다 하네요
서강대 이덕환 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분자 가운데에서 가장 경이로운 분자를 꼽으라면
디엔에이(DNA)라고 부르는 (디옥시리보 핵산)이 틀림없다고 말 했어요
당의 일종인 디옥시리보오스와 인산 그리고 뉴클레오티드라는 유기 염기가
차례로 이어져 만들어지는 두 가닥의 사슬이 정교하게 나선 모양으로 꼬인
디엔에이(DNA)는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정보 창고의 구실을 하고 있지요
우리 몸에는 대략 1경(10의 15승)개에 가까운 세포가 있고
그런 세포에는 정말 중요한 ‘핵’이라는 기관과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들이 들어 있어요
세포의 핵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유전 정보를 담은 ‘핵 디엔에이’가 들어 있고
미토콘드리아에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가 들어 있는데
에너지 소비가 많은 세포에는 수천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하네요
디엔에이(DNA)는 1869년 독일에서 일하던 스위스 과학자 요한 미셔가
외과 수술용 붕대에 묻은 고름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다 처음 발견했지요
그러나 디엔에이(DNA)의 화학적 구조가 밝혀진 것은 그로부터 무려 84년이 지난
1953년 영국의 과학자 왓슨과 크릭 덕분이었어요
우리의 핵 디엔에이는 그 길이가 무려 1.8m에 이르고 23억개에 이르는 유전 암호를 담고 있는데
우리 몸에 들어 있는 모든 핵 디엔에이를 한 줄로 이으면 그 길이가 무려 2천만㎞나 된다 하는군요
그런데 디엔에이는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수 있는데
사실 디엔에이는 생명의 세계에서 가장 활성이 낮은 분자이기 때문이지요
이번 참사에서 응고된 혈액이나 머리카락에서 디엔에이를 채취할수 있는것도 그런 특성 때문인데
그런 디엔에이가 우리 몸을 살아 움직이게 해주는 수없이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내고
우리의 유전 정보를 후손에게 전해주는 구실도 하고 있어요
어찌보면 디엔에이에 담긴 유전 정보를 읽어내고
그 작동 원리를 밝혀냄으로써 생명의 신비를 밝히려는 것이 바로 현대 생명과학의 목표이지요
우리는 그런 과학 지식을 통해 히틀러가 주장했던 인종주의나 우생학이 완전한 허구임을 밝혀냈고
우리의 디엔에이가 침팬지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알아냈어요
결국 모든 인류는 평등한 존재이고 조물주한테 특별히 선택받은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낸 것이 바로 현대 과학의 가장 중요한 업적인지도 몰라요
우리는 이번 참사에서도 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통해
누구의 후손이며 누구의 가족임을 확인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었어요
만일 DNA 유전 정보가 없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아직도 싸늘한 죽움이 유가족을 찾지못해 헤메고 있지 않을까요?
이번 참사로 인해 고통받는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언제나 한결같은 산적:조 동렬(일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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