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생각이 아름다웠던 것 처럼,
by 도토리1202 2016. 2. 9. 08:15
그대 생이 아름다웠던 것처럼/인강 김미숙 ( 낭송 /이재영) 솔 나무 우거진 오솔길 조용히 걷노라면 볼을 스치는 상큼한 바람일고 푸른 잎사귀 가만히 내려 앉는다.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봄바람 따라 날아온 산새 푸드득 날갯소리 지칠 때 묵은 상수리 잎은 저만치 진다 무거운 마음 끌어 안고 가벼운 눈물 한 방울로 달래며 굳이 놓지 않았던 시간 이제 버려야 할 시간임을 안다 나를 버려야 할 때임을 안다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 놓아도 좋을듯한 정제된 시간 가슴속 밑바닥에 담아 놓았던 깊은 장맛 같은 묵은 정 끄집어내 흑백필림처럼 스치는 영상 앞에 감추려 애쓰는 만큼, 눈망울에 맷힌 이슬 푸르디 푸른 하늘 속으로 무지개 되어 퍼진다 무엇을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한가운데 잡아두리 놓아야 할, 보내야 할 끈끈한 정 몇년의 세월이 흘러도 놓지 못해 수시로 들춰내는 빗장에 걸린듯한 그 무엇 이젠 놓으리라 보내리라 거니는 숲 이는 바람 솔가지 사이로 차고 드는 한줄기 빛 속에 울컥 솟는 가슴 벅참을 느끼며 그대 생이 아름다웠던 것처럼 나 또한 그 생을 쫓으리 저 수많은 잎사귀들처럼 고요한 이 숲 속에서 새로운 눈을 뜨리라 푸르른 눈을 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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