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실수로 짐 분실. ...

 

 

항공사 실수로 짐 분실, 피해보상은 고작…

수하물 지연·파손·분실 시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최근 외국계 항공사를 이용해 파리로 일주일정도 출장을 다녀온 안지현씨(29세, 가명)는 환승과정에서 본인의 캐리어 2개 중 1개를 분실했다. 정확히는 항공사의 실수로 짐이 다른 비행기에 실린 것이다.

출장일정이 촉박해서 수하물센터에 본인의 연락처를 남긴 뒤 출장일정을 소화한 안씨는 결국 출장이 끝나고 나서야 한국에서 겨우 짐을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짐이 무사히 돌아오긴 했지만 안씨는 출장 내내 중요한 서류와 옷이 들어있는 짐을 찾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고, 해당 항공사에 짐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국제전화비용이 30여만원 들었다. 안씨는 피해보상을 위해 해당항공사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항공사 측에서는 수하물을 분실했을 경우만 kg당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지난 3월 B항공사편으로 뉴욕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김경재씨(34세, 가명)는 수하물로 맡긴 첼로가 심하게 파손되어 민원을 제기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해당 항공사에서는 항공사의 운송과실로 인한 첼로 파손을 인정하지 않고 김씨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하물을 맡긴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을 거절했다.

경기침체에도 해외여행자수는 점차 늘어나고 항공요금도 매년 오르고 있지만 항공사들의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항공사를 이용시 짐 분실 등에 대한 피해구제가 아직도 매우 국한적인 부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5월까지 항공여객운송서비스 피해를 구제받은 705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그 중 31.6%에 달하는 223건의 피해사례가 외국 항공사에서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수하물 파손이나 분실의 경우 1kg당 17SDR(약 3만원, 국내선의 경우 1kg당 15SDR-약2만7000원) 한도로 배상책임을 제한하고, 물건의 주인이 화물의 가격을 신고한 경우에는 신고가격을 배상하도록 되어있다"며 "아직까지는 사고 후 손해배상에 대한 기준이 미흡하기 때문에 수하물을 맡기기 전 사진을 찍어놓거나 신고하는 등 사전예방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외항공사의 운항 지연 및 결항, 수하물 관련 사고는 국내 지사나 판매점이 없을 경우 피해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현지에서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하물 분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수하물 앞뒤 모습의 사진 한 장씩 꼭 찍어두고, 분실시 수하물 사고보고서 작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방이나 가방 속 물건이 훼손되었다면 수하물 수령 후 7일 이내에, 수하물 분실이나 지연 시에는 21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이 외에도 노트북컴퓨터나 카메라 등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보석류·귀금속류·현금 등은 파손되거나 분실된 경우 항공사에 따라 보상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반입이 금지되는 물품도 도착 국가별로 다양하므로 수하물 운송조건에 대한 내용은 사전에 항공사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항공여객서비스 관련 피해가 발행시 피해를 확인한 즉시 해당 항공사에 통보하고, 당사자 간 해결이 어렵다면 소비자상담센터(국번 없이 1372)를 통해 상담을 받고 한국소비자원(http://www.kca.go.kr/, 팩스: 02-3460-3180)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수하물이 지연되어 도착시에는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수하물 지연보상금(OPE, Out of Pocket Expenses 현금지불경비)를 이용할 수 있다. 연고가 없는 지역에 도착했는데 짐이 도착하지 않은 경우 항공사는 세면도구 등 임시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승객에게 응급비용을 지급한다.

항공사에 따라 미화 50달러에서 150달러 사이의 금액을 현장에서 현금으로 지급하지만, 피해승객이 따로 요구하지 않을 경우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우에 따라 세면도구와 속옷, 양말 등이 들어있는 서바이벌 키트를 제공하는 항공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