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봄
나 태 주
봄의 길목에서 또 일이 터졌다,
뒷짐 지고 있는 사이 또 당하고 말았다,
어이 없는 일 이게 다 우리가 그동안 잘못 산 탓이다,
생떼 같은 자식들 바다에 묻고 그 부모 어찌 산단 말인가,
어찌 일생 견딘단 말인가,
밥을 먹으면서도 씀벅 눈물이 나고
물을 마시면 서도 울컥 울음이 솟는다,
아이들아 아이들아 우리가 잘못했다,
어른이 죄인이니 절대로 그대들 용서치 말라,
참회는 남은 자들의 몫 통곡은 남은 자들의 일
우리가 어찌 이리도 어리석은 백성이었더냐,
봄은 언제나 공짜로 거저 오지 않는다,
웃는 얼굴 뒤에 칼날을 숨기고 오는 봄,
꽃이 피는 거 무섭고 나뭇잎 푸른 거 겁이 난다,
붉은 꽃잎에 눈물이 흐르고 푸른 신록에 울음이 솟는 봄,
----- 팽목항 세월호 참사를 슬퍼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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