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종양은 '암의 前단계' 아니다
양성종양 궁금증 간암 위험 큰 B·C형간염 환자… 양성종양 발병과는 무관 대장용종 외엔 예방법 없고 작은 낭종 저절로 없어지기도
암에 대한 관심과 정보는 넘쳐나는 반면, 양성종양에 관한 정보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양성종양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Q. 혹, 결절, 낭종, 용종 등 이름이 다양한데?
양성종양을 쉽게 혹 또는 결절이라고 부른다. 결절은 혹과 비슷하다. 낭종, 지방종, 용종 등은 양성종양을 성격에 따라 나눈 세부 분류이다. 낭종은 안에 물이 차 있는 주머니 형태의 양성종양이다. 난소나 자궁에 많이 생긴다. 물혹이라고도 하는데, 의학용어는 아니다. 용종은 입에서 항문까지의 소화기관 등 둥글거나 긴 주머니(기관) 안쪽에 생긴 결절을 일컫는다. 용종은 과형성성 용종, 선종, 점막하종양 등이 대표적이다. 과형성성 용종은 점막 위의 상피세포가 튀어나온 것이다. 선(線)조직에 생기는 선종은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점막하종양은 상피하층에 있는 근육이나 지방 등에서 생기는 것이다. 지방종은 지방으로 된 혹, 혈관종은 혈관 조직으로 이뤄져서 피부 표면에 퍼렇게 드러나는 혹이다.
▲ 악성도 아니고 양성도 아닌 경계성종양은 원칙적으로는 확인되면 바로 떼어낸다. 난소종양의 15~20%를 차지하는 난소 경계성종양은 초음파 검사로 찾는다. Q. 양성종양은 왜 병기가 없나?
암은 치료법과 예후를 판단하기 위해 진행 상황에 따라 1~4기로 나눈다. 그러나 양성종양은 혹이 한 번 생기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치료 예후가 좋기 때문에 굳이 병기를 나누지 않는다.
Q. 양성종양을 막는 생활관리법이 있나?
대장용종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붉은색 육류를 덜 먹는 식사습관 등으로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다른 양성종양은 예방법이나 관리법이 딱히 없다. 담배를 줄여 폐암을, 술을 줄여 간암을, 담배와 짠음식을 줄여 위암을 예방하듯, 해당 부위의 양성종양도 이렇게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별 관계가 없다. B형·C형간염 환자는 간암 위험이 크듯 양성 간종양도 많이 생기는 줄 알지만, 역시 상관없다.
Q. 생겼다 없어지는 양성종양도 있나?
1㎝ 이하인 지방종, 혈관종, 낭종 등은 주변 조직에 흡수돼 없어질 수도 있다. 낭종은 안의 물을 빼는 시술로 크기를 줄이기도 하는데, 약간의 흔적은 남는다.
Q. 경계성종양은 양성인가 악성인가?
경계성종양은 암 보험 가입 조건에 많이 나온다. 악성종양이 아닌 모든 종양을 양성종양이라고 부르는데, 양성과 악성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는 예외적인 경우가 경계성종양이다. 양성종양이 악성종양으로 변하는 진행성 종양과는 달리, 경계성종양은 독립된 질환이다. 난소 경계성종양이 가장 흔하다.
경계성종양은 '암의 전단계'와 가장 헷갈린다. 예를 들면, 유방·자궁 상피내암이나 대장점막암은 '암의 0기'이다. 그러나 경계성종양은 처음부터 암세포를 가지고 있지만 나중에 악성종양으로 변할지, 점막 안에 가만히 머물면서 우리 몸에 해를 끼치지 않을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경계성종양을 발견하면 수술로 깨끗이 절제해 내야 한다. 수술 예후는 좋은 편이다. 난소 경계성종양의 경우, 수술하면 10년 생존율이 90~95%이다. 그러나 경계성종양도 병기가 있어서 1기를 넘어가면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아진다.
출처 : 헬스조선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유종우 국립암센터 자궁암센터 전문의, 송병철 제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수현 차움 산부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