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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사건 .

유~머~^^

by 도토리1202 2013. 11. 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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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욕탕 사건 28년 전 저는 광산촌에서 자랐는데 당시 마을에는 광부의 가족들이 무료로 사용하던 목욕탕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설을 며칠 남기고 목욕탕에 가게 되었죠. 기억은 희미하지만.. 그때 아마 남탕과 여탕을 갈라놓은 벽 사이의 수도 파이프가 낡아 벽을 허물고 수리하던 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설을 앞둔 광부 가족들 성화에 못 이겨 공사 도중 임시로 가로 세로 3m정도의 나무판자에 못을 박아 남탕과 여탕의 벽을 만들어 놓고 목욕을 하게 되었습니다. 설을 바로 앞둔 터라 목욕탕은 다른 때 보다 만원이었죠. 나무판자로 만든 벽.... 우리는 원치 않아도 여탕쪽의 소리를 고스란히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성에 호기심 가득했던 사춘기.... 여탕 속의 풍경이 궁금하기 그지없었으나 꾹 참고 있는데 남 달리 호기심 많았던 제 친구 놈 S는 목욕하다 말고 판자벽을 이리저리 관찰하더니 꼭대기 부분에 500원짜리 동전만한 구멍을 발견하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 눈치를 살피는가 싶더니 어느 틈에 판자를 기어오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겨우 기어올라 구멍 가까이 얼굴을 바짝 대고 뭔가 보았는가 싶었는데.....아불싸 ...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판자는 여탕 쪽으로 기울었고 S는 여탕의 한 복판에 나뒹굴게 되었습니다. 그때 막 탕 속으로 들어가려던 한 아줌마는 여탕 쪽으로 넘어지던 판자벽에 머리를 부딪쳐 그만 큰 대자로 기절하고 말았죠. 여탕: "엄마야 ~~, 꺄아악 ~~~" 남탕 "어, 어, 어 ~~" 삽시간에 목욕탕은 벌거벗은 사람들 비명소리와 함께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내 생전 그렇게 많은 나신들을 코앞에서 보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더랬습니다. 거, 확실히 다르데요... 남탕과 여탕의 상황은...... 여탕쪽 사람들은 출구 쪽으로 먼저 나가려고 아우성이고 미처 못 나간 여자들은 이 구석 저 구석으로 비명을 지르며 가슴은 벽쪽으로 엉덩이는 모두 남탕쪽으로 향하고 있더군요. 계속, "꺄 ~ 약!" "엄마야 ~ ~ ~!" "어머, 어머, 어머~" 를 연발하면서도 힐끗힐끗 고개 돌려 남탕 쪽을 보는 건 또 뭡니까...? 전 그 속에 아랫마을 순이가 끼여 있는 것을 봤고 당혹스럽게도 정면으로 눈이 따~악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남탕의 남자들은 몇 사람만 출구로 나갔고 나머지는 모두 엉거주춤한 자세로 여탕의 여자들을 훔쳐보느라 바빴습니다. 저 역시 이런 기회가 다시 있으랴 싶어 열심히 기웃거렸죠. 그런데 문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하고 큰 대자로 기절 한 채 누워있는 아주머니였습니다.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도 아닌데 누가 감히 홀랑 벗은 채 그것도 남녀 혼탕이 된 상황에서 선뜻 나서겠습니까? 그리고 사건의 주범인 문제의 S는 여탕 쪽으로 나뒹굴어져 있다가 허겁지겁 남탕으로 넘어 오더니 어쩔 줄 몰라 하며 쓰러진 아주머니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한참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눈빛이 얄궂게 변하데요. 그 아줌마를 다시 한 번 유심히 바라보던 그 놈 입에서 나온 소리가 뭔지 아십니까? ...내참 기가 막혀서... "엄마!" 오, 하나님, 부처님! 그 아주머님은 분명 그 친구의 엄마였습니다. 다만, 그 친구나 저나 벌거벗은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금방 알아 볼 수 없었던 겁니다. 어머님을 병원으로 모신 그 친구는 지은 죄가 막중해서 동네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마을 어귀를 빙빙 돌다 자정이 되서야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방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가 던진 재떨이에 맞아 그 자리서 기절했다는 거 아닙니까. 당시 그 친구 아버지는 성격이 불같아서 어린 시절 그 친구네 집에 한번도 놀러가지 못했더랬습니다. 다행히 재떨이 한방에 KO되어 정신을 잃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그날 밤 그 놈은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어머니는 머리에 아홉 바늘, 이 친구는 네 바늘을 꿰매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 지어졌습니다. 그러나 며칠 지나 구정이 되었는데도 그 친구 어머님의 나신을 보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세배도 못 갔고 그 친구 어머님은 나신을 공개한 탓으로 몇 달 동안 바깥출입을 삼가셨드랬습니다. 거기다 그 친구는 길에서 만나는 모든 어른들한테서 손가락질을 받아야만 했죠....."저 놈이 그 놈이여!" 그리고 참, 아랫마을 순이 말인데요... 그 사건 때문에 제가 반 강제로 책임을 졌다는 거 아닙니까. 이유인즉... "목욕탕에서 나 다 봤지? 인제 나는 오빠가 책임져야 돼!" "아녀--, 나는 니 뒷면 밖에 못 봤어" "내가 오빠를 다 봤단 말야, 그러니까 책임져!" 순이가 나를 다 봤다는 이유로, 저는 순이를 책임진 덕분에 딸 둘 낳고 잘 살고 있답니다.*^^* ---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중에서 ---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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